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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째 날

milbori1999 2009. 9. 13. 08:41

이윽고 집 나선지 일주일이 지났다.

나서기전 혼자 생각으로 일주일 정도 지나면 나머지 일정은 漸入佳境하여 모든 것이

환경에 걸맞게 몸이 만들어져 최적의 상태로 여행을 부드럽고 편안하게 즐기리라

생각했는데

 

발바닥은 걷지도 못하는 어린아이의 그것과 흡사하게 닳았고 어제부터는 발등에도

가끔 통증을 느끼니 갈수록 태산이다

그래도 스치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확실한 신분도 모르고 저희들의 간청을

받아 주시고 허락해 주시므로 그날 그날의 피로를 편안하고 제때 풀게 해주셔서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어제 저녁 늦게 도착하여 오산리 이장님께서 우리의 피곤한 몸을 편하게 쉬도록 한

양곡제

이 제실의 관리자이시기도 한 이장님과 응급결에 함자도 못 여쭙고

아침에 길 나서며 인사드릴 때 여쭈려고 했어나 비가 멎은 탓에 이른 새벽일을

나가시고 댁에 안계신다

츱츱하게 떠나려니 마음이 무겁디 무겁다

안심찮아 머뭇거리는 우리에게 이장님 사모님께서 언제 올지도 모르니 마낭 기다리지

말고 가라시며 손사래를 치신다

정중히 인사드리고 또 하루의 일정을 시작한다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잠시 소강상태를 유지하자

훗훗하게 덥다

오늘은 늦게라도 고성읍내에 당도할 수가 있을지?---

녀석에게 가끔 군생활을 물으면 덤덤해 하더니 그래도 나름의 추억거리와

그때의 아련함이 있는지 카메라에 담아 온 해병대 진동리지구전첩비

어린시절 고향에서 드문드문 본 입간판과 흡사한 것이 향수를 자아낸다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우리에게는 멋진 휴식공간이 되는 마을 시외버스정류장



고성 터널을 지나니 고성군 회화면

더디어 고성에 입성하다

행사장 진입이 철통같아 먼 발치에서 눈 닿는 곳과 바깥만 대충 둘러보고 발길을 돌림

아직도 고성읍까지의 남은 거리가 만만치 않다

그래도 거리표에 상족암과 공룡박물관이 보이니 목적지에 다다른 것같이 기쁘다

마산을 향하던 그날 배고픔을 절실하게 느낀 이후 비상식을 꼭 가지고 다닌다.

동반자는 건바나나 난 땅콩을---

간간이 자리하고 있는 휴게소에 들려 시원한 맥주와 가지고 다니는 바나나를

안주삼아 목을 축이고


오후 4시가 조금지나 화산면에 당도하니 벌써 피로감이 엄습하고 지친다

평소와 같은 컨디션이면 충분히 고성읍에 당도할 수 있는 거리지만 쉬어야 겠다

오늘이 나그네길의 마지막이 아니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