家庭生活⊙

한옥학교 입학

milbori1999 2007. 3. 4. 08:48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하고픈 일이나 취미생활을 누리며 사는이가

과연 얼마나 되겠냐마는 와중에도 열심히 최선을 다하며

그러한 삶을 갈망하는 이가 대다수리라 생각한다.

나도 그런 부류에 속하는 한 사람이다.

 

내가 한옥학교에 입학을 한다니 어머니께서는 지금 네나이에 그런걸 배워서 어데다 쓰느냐며

걱정스런 반론을 제기한다.

객지에서 끼니 챙겨먹으며 하루 8시간씩 공부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

여기시는 모양이다(배운다는 것의 반론은 아닌가 싶다).

그런 반면 안사람의 적극적인 지원도 있고 나 또한 왠지 가슴 설레이는 것이

할머니 손잡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그때와 별반 다르지가 않다.

 

지난달 28일 안사람과 친구내외가 같이 청도군 화양읍에 소재하는 한옥학교를 찾아

입학에 관한 궁금한 사항을 알아보기 위해 들렸으나

학생과 교원 모두 어디로 견학을 가고 학교가 비어 있었다.

아쉽긴 하였으나 학교 홈피에서 대부분의 정보는 알고 있는터라

학교 주변과 실습하는 곳으로 보이는 곳을 둘러도 보니

이곳 저곳에는 먼저 거쳐간 분들의 소품 솜씨들이 곳곳에 늘비하다.

 

나도 이나이에 한옥 짖는 일 배워 문화재보수기능자나 도편수가 되기 위함은 아니다.

아름다운 세상에 태어나 이 나이(?)살 먹도록

뭣하나 내손으로 해놓은 것 없이 허송세월 보냈나 쉽기도 하고,

오래전부터 산골을 그리며 고즈넉이 늘그막에 고향이나 그 가까운 곳으로 귀농하여

작은 밭이나 일구며 내가 사랑하는 어머니와 안사람과 같이 지낼 작은 기와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손수지어 살고프다는 생각 때문에---

 

옛 어른들처럼 음양오행설에 바탕을 둔 집이고, 풍수지리학적으로 명당자리는 아니라도

무리하지 않고 힘 허락하는대로 한옥 지운 뒤

그들과 밭도 일구고 따뜻한 겨울낮에는 양지바른 곳에 앉아 도란도란 얘기도 나누며 차 한잔 마시고

지인들이 내 사는 모습이 곱다고 가끔씩만 찾는 그런 곳이라면 족하다.

그리하여 내 작은 소유라도 찾는 이들과 나눌 수 있도록 마음속으로 다짐도 하고

아울러 그날이 하루속히 도래하길 염원하며 3월 5일 한옥학교에 입학하여 열과 성을

다할 것을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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