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을 줄 알기에 비울 줄 압니다
비울 줄 알기에 담을 줄도 압니다
비우는 지혜 익혔으니 새 생명 담고 담으리다
-석용산 스님 '바가지'란 시-
놓을 줄 알고 비울 줄 아는 것은
도덕적이고 종교적인 차원의 얘기가 아니라
역사를 창출하고 자신과 세상을 아름답게 장엄하는 진리요
지혜인 것을---
절 때문에 칼부림 하는 중들이 있듯이
눈푸르게 수행하는 승려가 있고
토끼풀 같은 명예 때문에 수행자의
본분 마져 잊어버리는 승려가 있는가 하면
목숨바쳐 法을 세우고 펴는 아름다운 스님들이 계시기 때문이다
또 선현들은 이렇게 이르신다
캄캄한 밤중 천길 낭떠러지 외나무다리애 횃불을 잡고 앞에 가는
사람이 더럽다 해서
그 불빛을 받지 않겠다 한다면
떨어져 죽고마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우린 더러운 사람을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밝은 불빛을 따라가는 것이다
종교인들의 행이 배울 바 없다 해도 그들이 쥔 진리의 빛은
더러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님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