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부터 귀에 익숙해진 파도소리와 몇 그루 되지 않은 소나무에 앉아 지저귀는 이름모를 유쾌한 새들의 노래소리가 5시에 나를 깨웠다 천막 문을 열어 젖히니 간간히 부는 바람이 살짝 살짝 살갖을 스친다. 여름날의 새벽 공기지만 피부에 오소소 소름이 돋을 만큼 상쾌하여 맨발로 해변을 혼자서 하염없이 거닐어 본다. 밀려왔다 쓸려가는 파도와 같이 내 발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는 모래알이 발바닥을 간지럽히고, 그 파도는 쉴 새 없이 반복되는 음악처럼 쏴아~철썩 소리를 내며 쉽게 날 보내려 하지 않고 유혹한다.
어스레한 해가 뜰 무렵 자리로 돌아와 아침밥을 짖는다 7시가 되어도 녀석은 잠자리에서 기척이 없다. 8시 30분 식사를 마치고 진하해수욕장을 뒤로하고 또 하루를 시작하는 발걸음을 옮긴다. ![]() 아스라하게 진하해수욕장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선 아들 ![]() 간절곶을 향하는 우리에게 오래전 백두대간을 순례하신분이라며 길가는 우리를 불러 차 한잔을 권하신다 골동품 경매장을 운영하시고 계셨다. 고마움에 감동이다. ![]() 10시가 조금 지나서 간절곶에 도착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우체통 옆에선 동반자 ![]() 용이 한바다로 헤엄쳐 나가는 형상? ㅎㅎ 멋대로 풀이--- ![]() 오늘은 기장까지는 가야지? ![]() 간간히 얼굴을 내미는 따가운 햇살이 반가웁기도 하고, 후덥지근한 장마로 심신을 몹시 피곤하게 만들고 살 닫는 부분을 짓무르게 한다. 고통이 시작되나 보다. 녀석은 체면도 신발 양말과 함께 벗어 던지고 인도 바닥에 퍼질고 앉아 뭔가를 열심히 먹고 있다. 자연에 서서히 동화되어 가는가 보다. 대단한 적응력이다 ![]() 시 경계를 알리는 입간판이 반갑다. 울산을 벗어 났나보다.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우리는 목적한 그곳에 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늘 ![]() 고리원자력 앞을 지나서 ![]() 길천삼거리 편의점에서 점심으로 컵라면을 앞에 놓고 찬거리 하나 없어도 맛있게 먹고 있는 아들--- 시장이 반찬이라 했던가? 나도 꿀 맛이다 평소 성의 없는 음식 첫번째로 꼽는 것이 라면이다 ![]()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배부르니 다음엔 필연적으로 졸린다. 하여 길 가까이의 월내정에서 ![]() 잠깐 오수에 취해본다. 나는 시원하다 못해 한기를 느낄 만큼 추워 10분이 못되서 깨어났다. 녀석은 그래도 웅크리고 버틴다. ![]() 칠암을 막 벗어나려는 데 갑자기 천지사방이 어두컴컴하다. 아직 6시도 안되었는 데--- 새찬 바람과 먹구름이 몰려온다. 곧 소나기가 한줄기 퍼부을 것 같다 발걸음을 재촉하며 주민들에게 정자가 있는 마을을 수소문 해본다. "두드리면 문이 열린다"는 성경 구절이 생각난다. 올바른 표현인지는 모르겠다만 동백마을에 가면 있다고 어떤분이 일러주신다. 다행히 동백마을에 도착할 때까지 비는 내리지 않았다. ![]() 기장읍까지 가면 어둡고 천막칠 자리 찾기가 어려을 것 같아 몇몇 회집에 들러 식사 후 세탁과 몸 씻을 물을 부탁하니 풍년회집 주인 할머니께서 쾌히 승낙을 하신다. 모든 걸 해결한 후 정자에 천막을 치는 우리더러 저녁먹은 자리에서 자란다 숙박비 달라지 않을테니? 사양 한 번 하지 않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짐을 꾸리니 천둥번개가 치더니 이어 소나기가 내린다. 고마우신 할머니 감사합니다. 다음 혹 지나갈 일 있으면 꼭 찻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만수무강 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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