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土巡禮●

다섯째 날

milbori1999 2009. 8. 25. 20:23

몸이 녹초가 되니 주위의 분위기에 아랑곳 하지 않고 쉬이 잠이 든다.

이 또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이렇듯 건강한 몸을 부모님으로부터 물려 받아서인지

아니면 평소 스스로 몸닦달을 잘 한 덕분인지는 모르겠으나

전날에 지친 心身도 자고 일어나면 말끔하지는 않지만

기나긴 旅程을 잠시도 주춤거리지 않고 걸을 수 있으리만치 해소된다 

오늘은 어떻게든 부산을 벗어나야 될 것같다.

부산은 가끔 찻아 본 곳이 대부분이라 딱히 볼거리 없이 마냥 걷기만 하니

지루함도 느끼게 된다

마산방향 104번 고속국도 이정표가 반갑다

평소보다 빠른 출발로 9시가 조금 넘어 구포를 지나

낙동강 하구로 가는 도중 근처 주유소에서 얻어온 물로 강변 둑에서  라면을 끓여

아침을 먹는다.



다리를 절룩거리면서도 잘 걷는 단단한 동반자

내 발도 며칠 동안 혹사 시킨 대가가 이제 나타나기 시작하는가?

낙동강하구 다리를 넘는데 오른발 새끼발가락이 아프다

물집이 잡혔나보다

을숙도 주변 공원내 배수로와 돌다리

휴게소 앞 정원에서

을숙도에서 낙동강 상류를 바라보며

진해 가는 길을 안내하는 2번국도 거리표



녹산을 막 지나 오르막길을 걸어 가니

두더지란 놈이 땅속이 답답하였든지 밖으로 나와 방향을 못 잡아 도로변

콘크리트 바닥을 오르락 내리락 한다

눈은 퇴화 되었으나 후각과 청각은 발달해서 인지 내려오다 우리를 만나자

뒤돌아 줄행랑을 친다

옹벽이 높아 도로를 벗어나려니 어려움이 많아 우리를 앞서 한참을 가니

턱이 낮은 곳에 당도하기에 내가 막대로 흙 있는 곳으로 안내해 주니 금방 땅속으로

들어간다


부산신항과 녹산공단을 지나니

길고 지루한 부산여정을 마무리하고 더디어 진해시

용원동에 이르니 오후 7시 20분 전이다

바닷가에 위치 선정은 잘 되었다 싶은 정자가 주위 경치와는 어울리지 않게 콘크리트

일색이다

그러나 그늘이라 시원한 맥주 한 잔과 더위를 식혀본다

정자 곁에 작은 돌 섬에 자란 푸른 나무들

처음 이곳에 떨어진 씨앗들이 불평 없이 주어진 환경속에 최선을 다해 뿌리내리고

작은 숲을 이루도록 자랐으니 가일층 아름답다

수소문하여 찻은 진해동부도서관

필요한 것은 찻으면 반드시 있게 마련인가보다

마루는 없지만 정자아래 천막치고

공중화장실에서 몸 닦고 빨래하여 채면이고 부끄러움도 없이 울타리를 건조대 삼아

말린다.

달리 방법이 없으니?


이어 밥을 짓는다

반드시 1식 1찬이다

불평이 없다.

주린 배 채우기만 하면 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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