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土巡禮●

7월 12일(하삼천 가는 길)

milbori1999 2009. 10. 29. 07:10

긴 장마로 해 떠오르는 아침 맞이하기가 무척 힘이든다

5시에 일어나 오늘은 활짝 웃는 해가 뜨기를 기대해 본다

해안길따라 걸으며 반짝대는 물결과 타는 저녁노을이 맘껏 보고 싶어서---

 

여명이 시작될 쯤 하늘을 처다보니 구름이 잔뜩 낀듯하다

오늘도 해 볼일 없겠구나

 

어찌하겠는가?

구름 낀 날에는 구름을 즐기고

비가 내리면 그 비를 즐기고

그 구름이 그 비가 귀한 선물인양 여기며

걷기여행이 주는 가슴 벅찬 감동을 오롯이 만끽하며 즐겨보자

총연장 2,145M인 사천대교를 넘기 전

비 맞고 땀에 젖어도 시원한 강 바람이 피로감을 씻어주고

사천대교 아래 두껍디 두꺼운 구름사이로 한줄기 광명이 신비스럽고

멀리 아스라하게 변함이 없고 그러나 늘 변하는 바다며 삼천포대교가

흐릿하니 잘 보이지 않고 아른거린다

사천대교를 넘으니 간간이 뿌리는 비도 멈추고

자혜터널을 지나서

서포면으로 가는길에는 부락이 전무하고

오후 3시경 서포면에 도착 농협 직원에게 안내 받아

안주인 친정이 포항이라 이름 지은 "포항횟집"에 들어가

白飯으로 늦은 점심을 먹는다

 

고려시대 원감 충지 스님의 글이 생각난다

 

배고파 밥을 먹으니

밥맛이 좋고

 

자고 일어나 차를 마시니

그 맛이 더욱 향기롭다

 

외떨어져 사니

문 두드리는 사람 없고

 

이하 생략---



하동군 진교 가는 1003번 지방도 옆에 이름 모르는 작은 저수지를 가득 메운 가시연

군데 군데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잎 표면은 주름이 지고 잎맥에 가시가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흔하지 않게

우리나라에 분포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꽤 오랜 旅程으로 내일 쯤에는 경상남도를 벚어날 같구다

잠시 맥주로 목을 축이는 휴식도 취해보고

저녁 찬거리를 구하려 진교공설시장에 들리니 조용하다 

아침나절 보다는 구름도 많이 걷히고

주위가 혼혼해 질 무렵 하삼천마을에 도착

녀석이 지은 저녁밥을 먹고 마을 옆 개울에 비가 많이 왔는데도 맑게 흐르는 시내물에

옷벗고 몸 담그니 어린시절 친구들과 멱감든 생각에 마냥 즐거웁다

내게 마냥 베풀고 또다른 즐거움을 주는 자연

그 모든 것의 大小에 무관하게 고마움 느낄줄 알고

그렇게 사는 일이 즐거움이란 걸 깨닫고

슬기로움을 조금 지닌 자신이 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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