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土巡禮●

7월 14일(순천만으로)

milbori1999 2010. 1. 28. 10:09

이른 새벽 천막밖을 나오니 안개가 자욱하여

어디인지 가늠하기 조차어렵다

정자를 내려서니 煙雨가 내린다

어제의 나그네 길이 힘겨웠는지 육신이 무겁기가 만근이다

동반자가 지은 아침밥을 먹고 8시50분 늦은 여로의 첫 발을 디딘다.

순천시에 접어들 때까지 발걸음 무겁기는 마찬가지

그래도 볼거리 많고 문화적 가치가 있는 낙안읍성과 송광사 등의 방향과 거리를 알리는

입간판을 보니 그곳이 구현하는 정신적 가치와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심미적 가치가

온 몸에 베는 듯하여 힘이 솟는다.

다 돌러볼 수가 없어 안타까움이 많다.

낙안읍성과 선암사는 오래전에 찾아 본 곳이긴 하지만---

발길은 동반자가 잡아둔 일정으로 순천만으로 향한다

보성차밭에서 여유로운 녹차 한 잔으로 피로도 풀어보고

벌교에서 주먹자랑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웃음꽃이 피고

도보여행의 참 맛을 만끽해 본다

웃고 즐기며 걷는사이

방향을 잘못 틀어 여수쪽으로 약 4KM를 갔다

잘못 들었다는 것을 알고 온 몸이 노그라진다

발길을 되돌리는데 자꾸만 뒤돌아 보인다

무겁게 옮긴 한 발자국들이 아까워

비는 내리지 않지만 바람이 거칠게 불어대니 흐르는 구름의 빠르기가

쏜살같구다

순천만 가는 길이 얼마 남지 않았다

순천만에 일찍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의 생태수도 순천이라 알리는 입간판이 너무 아름답다

이곳 순천만은 순천시의 남쪽에 있는 만으로 길이는 동서 22㎞, 남북 30㎞.

동쪽에 여수시, 서쪽에 고흥군, 북쪽에 보성군이 접하고 있고

고흥반도와 여수반도로 뻗은 소백산맥의 지맥이 남해안으로 침강하여 형성된 만으로

남쪽의 만 입구에 적금도가 막고 있어 원 모양을 이루며. 만 안에 大雲斗島·大汝自島·

美德島·白日島 등이 있으며, 만 입구에는 狼島·屯兵島 등이 있다.

수심이 얕고 조석 간만의 차가 심하다 함

바다가 가까우니 바람의 기세가 등등하다

갈숲에서 갈대들의 몸부비는 소리가 가을이 아니건만 그 어떤 악기도 흉내낼 수 없는

아름다운 노랫가락처럼 사각거린다

우리처럼 한가롭게 노니는 게와 짱둥어들

멀리 보이는 묵은 갈대는 그 범위가 워낙 방대하여 베주지 못하여

새순이 제대로 자라지 못해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걸어서 구석구석 둘러 보는 것도 만만치 않는 거리다

이름모를 벌거지들도 많고

이곳의 짱둥어탕이 일미라니 오늘은 맛있는 짱둥어탕과

함게 쇠주라도 한 잔하며 저녁 먹을 생각을 해본다

군침이 도네

끝이 안보이는 갈대밭을 배경삼아 난간대에 걸터 앉은 동반자

고래도 오갈 수 있어 보이는 갈숲 사이로 난 큰 도랑

묵은 갈대사이를 비집고 올라오는 새순들

그들과 우리 둘이 닮은 꼴이다

유람선이 나다니는 길

갯벌과 갈대 그리고 철새들의 낙원이라 불리는 순천만을

둘러보는데 2시간 정도 소요가 됨

정문 맞은편 더러 있는 식당 중 골라 찾은 곳에서 짱둥어탕과

맛있는 저녁을 먹고 그동안 미뤄둔 사진도 컴퓨터로 옮기고

여유로운 휴식을 취한 후 보성 방향으로 길을 나선다

공원 주변 곳곳에 정자가 많아 여기서 묵으려고 했는데

식당 사장님께서 새벽까지 사람들의 왕래가 심하고

모기떼가 극성스럽단다.

30여분 걸으니 언덕위에 정자가 보인다. 신풍마을이다

정자에 오르니 순천만이 훤히 한 눈에 들어 오는 게 그 풍경이

가관이다

배낭을 내려두고 비닐하우스에 일하시는 주민에게 정자에서

하루 묵고 가겠노라 여쭈니 바람이 세차다며 농막에서 자라고

하시지만 미안한 맘에 극구 사양하고 돌아 오는데

만약 정자에서 못자게 되면 이곳에 와서 쉬라며 불 켜는 스윗치와

물 나오는 곳을 안내해 주신다

연일 감동이다

정자로 돌아와 순천만을 바라보니 몇 마리 철새들이 세찬 바람도

아랑곳하지 않고 훨훨 날아 가는 곳으로 눈길 따라가며

갯벌내음을 맘껏 들이키다 멈추며 그리고 쉼없이 펌프질 해대는

나는 복받은 박 두 식

'國土巡禮●' 카테고리의 다른 글

7월 16일  (0) 2010.02.25
7월 15일  (0) 2010.02.13
7월 13일(가족상봉)  (0) 2009.11.10
7월 12일(하삼천 가는 길)  (0) 2009.10.29
7월 11일(상족암/공룡박물관)   (0) 2009.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