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비바람 때문에 잠에서 깨어보니 정자에서 날 밝힐 수가 없는 상황이다
버티기를 20여분 시계를 보니 0시 50분 아들녀석에게 천막을 잡게하고
배낭에 짐을 담는다.
폭풍과 우중에 농막으로 이동 잠자리를 만들어 눕는다.
불편함도 우리 여정의 일부라 생각하고
광란스럽게 날뛰는 자연에 순응하고 마굿간 같은 잠자리에서도 웃으며 일어나
아침을 맞으니 스스로에게 감탄하고 찬사를 보낸다.
6시 20분 서둘러 짐 챙기고 나서려는데 주인 내외께서 새벽일을 나오신 모양이다
우리를 보시고 집에가서 밥 먹고 가라 하신다
미안한 맘에 밤에 라면을 먹어 배고프지 않다고 여쭙고
또 하루의 나그네 길을 재촉해 본다

비바람은 변함이 없다
어제 일기예보로는 오늘은 종일 비가 내린단다
"O선정" 하루를 같이 하지 못한 아쉬움에 되돌아 오는 길에 언덕으로 올라
정자를 한바퀴 돌아보고 다음 만남을 내심 기약도 해 본다

보성으로 가는 길이 아직 멀기만 하구나
오늘도 차밭까지 당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허나 유유자적 서두를 것 없이 구름따라 남도길 가는 나그네인 것을

재미 있을 것 같은 동네 "사계절"이란 이름?
어느분께서 이렇게 부르게 하셨을까

빗줄기가 좀 약해질 무렵 보성군으로 진입하다

읍내까지 남은 거리가 33km

차밭까지는 10리를 더 보탠 37km

나로우주센터가 생기기 전 고흥의 나로도로 낚시하러 여러번 찾은 곳이다

때이른 점심이라 제철은 아니지만 벌교에서 녀석에게 꼬막정식을
시켜 먹게 하니 맛이 있단다

벌교에서 무슨 자랑?
역 앞을 지나자니 숨도 제대로 못 쉬겠고 몸이 오그라든다

벌교역을 벗어나니 또 빗줄기가 굵어진다

바람은 좀 잠잠해진다. 저녁무렵이 되니

척령리에 소재하고 있는 보성소방서
이곳 직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샤워 및 빨래를 욕실에서 따뜻하게
할 수가 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녹차도 덤으로 얻어 마셨다.
그날 배려해 주신 소방대원님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아울러 매일 건강하시고 업무에도 여념이 없으시길 빌어봅니다

최신 TV도 갖춰둔 벌교읍 척령리의 백현정 정자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해서 비바람 때문에 지친 몸이 회복은 좀 되었으나 늘어져
더 걷기가 싫어진다.
하여 동반자에게 아직 이른 저녁 시간이지만 오늘은 이곳에서 하루를 유하고
내알은 좀 이른 출발을 하자고 제안을 해 본다.
피로감이 쉬이 풀리지를 않는구나.
오늘은 저녁을 먹고 바로 잠을 청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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