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3일 토요일 2주 전부터 친구 천석이가 제안하여
태백산 눈꽃 구경을 하기로 한 날이다
요즘은 워낙 산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 관광버스를 이용하여 적은 경비로 당일 산행도
쉽고 편안히 다녀 올 수가 있어 다행이다
어제 저녁부터 설사로 인해 화장실을 밤새 들락거리다 아내가 챙겨 놓은 따뜻한 국에
밥 한 숟갈을 말아 먹고 새벽 이른 시간에 약속 장소에 나가보니 교통편은 회사 동료의
승합차를 이용하며 일행은 나를 포함해 모두 여섯명이란다

해가 뜰 무렵 화진휴게소에서 식사를 못하고 출발한 친구들이 있어
휴식과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잠깐 머물러 쉬기로 하다

아침음 먹고 집을 나선 나는 휴게소 뒤 해변가를 거닐어 보고
겨울바다의 정취에 취해본다
조금 지나 쌀쌀한 겨울 기운이 몸을 업습할 무렵

동녘에 해가 솟아 오르고 그렇지만 주위가 어슴프레하고
냉기가 도는 게 정말 겨울다운 날씨다

때마침 "태백산눈축제"기간이라 행사장 주변 도로와 석탄박물관
일대는 人山을 이루고 있어 혼잡하다
정산으로 가는 산길도 별반 다르지 않다
태백산은 강원도 영월군과 太白市 및 경상북도 奉化郡에 걸쳐
있는 산으로 높이 1567m. 태백산맥의 주봉으로, 산위에
高位平坦面이 있고 북쪽 斜面은 비교적 완만하고 서남쪽은
급경사를 이루 있다. 북쪽의 黃池는 낙동강의 원류이고.
높은 봉우리들이 많으나 산세는 그리 험하지 않고 경치가 아름답다

팔부 능선을 오르다 앙상하고 비바람에 시달리며 힘들여 싸우다
지친듯 넘어져 있으면서도 가지를 치켜들고 모질게 버티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이름모를 나무 한 그루

예로부터 신령한 명산으로 알려져 토속신앙이 성한 이곳에는
망경대 있는 太白山祠에서 산 주변 사람들이 봄·가을로 제사를
올리고 있단다

한배검으로 가는 길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이라는 주목이 몸둥아리는 죽은 듯 하나
납작하고 뾰족한 잎파리는 푸르구나

산사람들의 행렬은 꼬리를 물고

한배검에 당도하여 가족의 건강과 모든이의 안녕을 빌어보고

친구와 한배검 앞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태백산 정상에서 친구의 직장동료들과도 흔적을 남겨본다

각자 챙겨운 정산주를 회를 안주 삼아 추위에 아랑곳 않고 마신다

하산길에 들리기로 한 문수봉으로 방향 잡아 무거운 걸음을 옮겨본다

누군가 정성들여 쌓아 올린 문수봉 정상위의 돌탑

검푸른 빛이 감돌고 일그러진 내 얼굴에서 이곳의 찬 기운을 느끼게 한다

멀리 천제단과 한배검이 아스라하게 보이고

문수봉 정상에는 돌멩이 뿐이고

남은 과일과 음료를 비우고 급히 하산길에 접어든다.
추위 때문에

내려오는 골짜기의 좌우 산기슭에는 쌓인 눈이 많아 동심을 자아내고

뉘엇뉘엇 서산으로 해가 넘어갈 무렵 오늘의 산행도 마무리 되는 시점

내려오다 또 다른 산길을 만나니 다시 오르고 싶다

개울가에 자리잡은 정사각형의 참한 돌 덩어리

두터운 얼음과 눈 때문에 물이 흐르는 것도 모르고 내려오다 숨구멍 사이로 들어낸
맑고 차가워 보이는 냇물

얼음위에 눈 덮인 가운데 졸졸거리며 흐른 물소리 때문에 귓전에 비발디의
"사계"의 음률이 잔잔히 흐른다

소도동에 있는 檀君聖殿에서 해마다 개천절에 단군제를 지내고 있으며
친구인 천석이는 단군상을 향해 정중한 삼배를 올린다

해를 거듭하여 올 해가 일곱번째 태백산 눈꽃축제을 알려준다

물줄기를 쏘아 올려 만들었는지 얼음 나무가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고
내려오며 두어번 설사를 하여 속이 공허한 데 고기집에 들려 쇠주를 한 잔 해본다
이번이 두 번째인 곳을 다시 둘러 보고 편안한 산행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은
친구의 동료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남한 제일의 탄전지대로 지하자원이 가장 풍부하며 광산도시로 발달되어 있는
태백시의 주변을 다시 찾아 볼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