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紀行文◎

거문도와 백도에서

milbori1999 2012. 3. 3. 18:51

낙안읍성 청사초롱 민박집은 초가지붕으로 어릴적 고향집과 유사하지만 내당 앞에 마루가 있어 평상을

사용한 우리집과 달랐고, 욕실, 화장실은 모두 현대식으로 개조를 했다

늦게 도착한 우리를 반갑게 맞이 하시고 손님이 없으시다며 방 3개를 사용하게 하며 잠 잘 곳으로

안내해 주신다.

몸을 닦고 친구들과 간단하게 맥주 한 잔씩을 마시고 잠자리에 들다

거문도 가기전 여객선터미널 앞 식당에서 간장게장 백반으로 아침을 먹는다

20여년전 낚시를 할 때 가끔 들린적이 있는데 그 때의 터미널 모습은 찾을 수가 없다.

우리를 거문도로 데려다 줄 배 '오가고호' 쾌속선의 모습

배삯이 만만치 않다.

1인 36,600원이다

대합실은 물론 선착장에도 막바지 여름이라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서 조용하고 차분하다

오가고호에 승선하여 출항을 기다리는 친구와 부인들

거문도까지는 2시간 이상 소요가 된단다

10시가 조금 지나서 우리를 태운 오가고호는 고도 선착장에 도착하다

우선 오늘 묵기로 하고 예약을 해 둔 '거문황토민박집' 사장님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하여 전화를 한다.

그런데 연락이 안된다.

수소문하여 찾아 갔지만 문도 잠겼다.

옆집 '늘푸른식당' 사장님께 行方을 여쭙는데 막연히 친척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하여 뭍으로 나갔다는

사실 밖에 모르신다

그래서 旅裝은 식당에 풀어두고 구경길 나서기로 하니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신다

 

이곳 거문도는 서도·동도·그리고 지금 우리가 있는 곳 고도의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도만을 거문도라 부르기도 한다.

옛 이름은 삼도·삼산도·거마도 등 이었으나 중국 청나라 정여창 제독이 거문도에 자주 상륙하여 섬 주민과 회담이 있었는데,

말이 통하지 않자 한문 필담으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섬에 학문이 뛰어난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문장가들이 많다는 뜻인 巨文으로 개칭하도록 건의하여 거문도가 되었다는 일화가 있다고 한다.

 

수월산에 있는 거문도등대 가는 길의 숲속을 나와

목넘어 가다가 좌 우 바다를 보고,

맨발로 걷는 친구 부인과 벗은 신발을 들고 뒤따르는 친구

부인은 앞서 저만치 갔지만 까만 구두 들고 다시 숲속으로 뒤늦게 나타난 친구

걷다가 하늘도 처다보고

마눌이는 양산 대용으로 우산 쓰고 가다가

새소리도 듣고

남편과 나란히 걷다가 사랑도 속박이라 여겼는지

부인은 HOOD를 뒤집어 쓰고 가고

또 한 친구는 지나친 행복은 구속이라 여기는지 아님 죄스러움으로 여겼는지 모르나 부인을 팽개치고

외로이 혼자서 걷고

 

숲이 끊긴 길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발아래 바다를 다시 보고

다시 하늘을 보고

바위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선바위'

내가 사는 울산에도 태화강에 선바위가 있다

고도와 서도를 잇는 다리도 보이고

주민들 사이에서 구전되어 전해지고 있는 '거문도 뱃노래'는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숲이, 바다가, 새가, 하늘이, 섬들이 나를 천국으로 걷게 한다

보다가 걷다가를 반복하였더니

먼 발치 저 만큼에 등대가 보인다

거문도등대는 해발 128m의 수월산 끝머리에 세워진 등대로서 1905년 4월 10일 준공되었으며 이틀뒤인 12일 처음으로 불을 밝혔다고 한다. 

등탑은 높이가 6.4m에 이르며 흰색의 원통형으로 벽돌과 콘크리트의 혼합 구조물이다.

등명기는 3등대형으로 유리를 가공한 프랑스제 프리즘렌즈를 사용하였으며, 수은통에 등명기를 띄우고

중추로 회전시켜 15초 간격으로 불빛을 밝혀 약 42km 거리에서도 볼 수 있게 설치되었다 함.

 

노후된 시설을 대신하여 높이 33m의 새로운 등탑이 신축되면서

2006년 1월부터 선박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으며.

머리로 생각 하지 않고, 고민 하지 않아도

나를 행복의 길로 몰고오는 게 고맙고,

절경에 감탄사가 저절로 터져 나온다

100년 동안 사용한 기존 등탑은 남해안 최초의 등대로서 보존 가치가 높아 등탑 외벽과 중추식 회전장치를 보수하고 회전식 등명기인 DCB-36을 설치하여 해양유물로 보존하고 있다고 함.

끝머리 절벽의 에 앉아 를 바라보며 바다의 절경을 즐기다 가져간 맥주로 우정도 다지고.

 

친구는 지어미와 도타운 사랑도 나눈다

얼어 붙은 달 그림자 물결위에 비치면 한 겨울엔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 섬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

전망대 오르는 길에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등대는 무엇일까.

기원전 280~250년께 세워진, 지중해 알렉산드리아항 들머리에 있던 파로스 등대로

이집트 프롤레마이오스 왕조시대에 소스트라투스라는 건축가가 세운 높이 135m의 초대형 등대였다고

한다.

야자수를 태워 불을 피웠고, 유리 반사경을 사용해 40㎞ 거리(광달거리)에서도 불빛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파로스 등대는 서기 1100년과 1307년 두 번의 지진으로 파괴돼 사라지고,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등대는 1903년 처음 불을 밝히기 시작한, 높이 7.9m, 광달거리 10㎞의 인천 팔미도 등대다.

근대식 등대라고 한 것은, 이전에 우리나라에선 횃불이나 봉홧불, 꽹과리 등을 동원해 항로를 알리는 방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19세기말, 서구 열강들의 동아시아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1894년 대한제국 동무아문 등춘국에서 항로표지 업무를 담당하기 시작했다. 1902년 인천항 팔미도·소월미도 등대와, 백암·북장자서 등표 건설을 시작해 1903년 6월1일 팔미도에서 건설을 시작해 1903년 6월1일 팔미도에서 처음 불을 밝히게 된다.

이 등대는 100년 세월 불을 밝히다가, 지난 2003년 인천시 지방문화재로 지정돼 보존하고,

새 등대를 세웠다고 함 

전망대에 친구 부인과 안식구

아름다운 수월산 등대길 숲속을 되돌아 나온다 

구멍난 바윗돌을 보니 시장기를 느끼고

단봇짐을 맡겨 둔 늘푸른식당에서 갈치찌개로 점심을 먹는다.

식사 후 백도관광을 하려 하였으나 기상악화로 여의치 않다.

팔방으로 뛰며 선사와 협의를 하며 기다리는 동안 현지 주민이 운영하는 유람선을 이용하여

서도의 최북단에 자리한 녹산등대로 구경길 나선다.

얼마전까지도 이곳을 찻는 관광객이 전무하였으나

만든지 얼마되지 않는 길을 제주의 올레길처럼 꾸민 후 관광객이 제법 찻는 곳이란다

변촌마을에서 녹산등대로 가는 길가 밭에는 쑥들이 무성하다

재배를 하는 것 같다 

철썩이는 파도소리에 마음을 맡기고

땀 흘리며 오르막길 오르고

대밭과 쑥밭 사이를 걷고

고사목이 되어 서있는 소나무에 담쟁이가 올라가 나무를 감싸고 있다

이금포해수욕장 전경

물놀이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듬성듬성한 시멘트 포장길이 마음에 거슬리지만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낮은 돌담 아래 보이는 해변의 몽돌밭과 그 위에 자리잡은 녹산등대

나무를 대신하여 억새가 많다

마치 초원을 걷는 듯한 착각이 들게 만든다

몽돌밭 가는 길

조망은 수월산 못지 않다

드디어 거문도 서도의 최북단에 있는 녹산등대에 당도

뒤돌아 보니 저 건너에는 동도가 보이고

모처럼 동반자 모두가 한자리에 서다

두 친구는 어떻게든 높은 곳으로---

돌아오는 길은 거문도인어해양공원 방향으로

인어아저씨?

가슴을 보니 아가씨인데

가을날을 연상하니 갈대밭이 타는 노을과 장관을 이루겠다

구경을 마칠 즈음에 녹문정에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한다

동도와 서도 사이의 바다는 호수 같은데---

백도관광은 할 수가 있을런지

친구들에게 꼭 한번은 보여 주고 싶은 곳인데

그래서 이번 여로에 거문도를 포함시켰다

언덕위에 하이얀 거문초등학교 서도분교장이 너무 아름답다

학생수는 얼마나 되는지?

아! 이제 알것 같구나

많은 쑥밭에서 생산한 것으로 여러가지 제품을 생산 가공하는 거문도의 명품 해풍쑥이란 것을

녹산등대와 주변 볼거리 다 둘러보고

여행객들의 성화에 못이겨 선장님께서 백도로 뱃머리를 돌립니다

파도 때문에 겁먹은 부인들

손죽도를 지나니 파도는 더욱 거칠고 氣勢가 등등합니다

드디어 백도가 보인다

친구들은 물론이고 함께 승선한 모든 관광객들이 환호하기 시작한다

백도라는 이름은 온통 하얗게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과,

섬의 수가 100개에서 하나가 모자란 99개이기 때문에 ‘일백 백(百)’자에서 ‘하나 일(一)’자를 빼

白島로 했다는 두 가지 설이 있지만 실제로는 39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무인군도이다.

20여년만에 찻아오니 감개가 무량하다.

저 계단을 수차례 오르내리기도 했다 

전설에 의하면 옥황상제의 아들이 아버지의 노여움을 받아 이 세상으로 내려와 다시 못된 짓을 하자

옥황상제가 화가 나서 아들과 신하들을 벌을 주어 돌로 변하게 하였는데,

그것이 크고 작은 섬인 백도가 되었다고 한다.

상백도와 하백도 모두 파랑의 침식작용에 의해 수직절리가 발달하여 섬 전체가 전형적인 해안침식지형을

이루고 있다.

하백도에는 각시바위·서방바위·궁성바위 등이 있고,

많은 종류의 식물이 분포한다.

덩굴옻나무 등을 비롯하여 총 97종이 자생하고 있다.

까마귀쪽나무, 왕밀사초, 거문억새혼효군락이 가장 넓게 분포하고 있으며

광나무군락, 우묵사스페레피나무군락 순으로 군락의 크기가 조사되었으며,

섬개개비 등 5종의 조류가 확인되었다

 

 

 

 

 

 

 

 

 

 

 

상백도에는 태양전지식 무인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10여개 이상의 섬들로 이뤄져 있다.

병풍바위·형제바위·매바위·오리섬·노적섬·탕근대 등이 있고  

후박나무·돈나무·억새·보리수나무를 비롯하여 20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으며

곰속군락·검은억새군락·까마귀쪽나무군락 등 다양한 식생경관을 보인다.

조류는 칼새·흰꼬리수리 등을 비롯하여 10종이 관찰되었다고 한다.

 

 

 

 

 

 

 

 

 

 

 

 

 

 

 

무리수 이기는 하였으나 모두들 한 번은 다녀가야 할 곳으로 여기며 즐거워 한다

돌아오는 길 유람선 후미에서 포즈를 취한 아내 그리고 우리와 멀리 떨어져 사는 서산 친구의 부인

거문도로 향하는 배 후미에서 백도의 동쪽 방향을 파고로 유람선 접근이 불가하여

구경을 다하지 못한 친구들 때문에 못내 아쉬워

자꾸만 뒤돌아보게 만든다 

그렇게 백도는 가물거리며 시야에서 멀어져 간다

시원한 여름바다에 쌍둥이를 수태한 풍만한 임부가 평화로이 누워 있는 모습의 바위섬

유람선상에서 저무는 햇님과 오늘의 여정의 마감을 준비하며  

노을이 붉게 타는 거문도에서 하루가 저물어 간다

서도의 가로등 불빛이 밝게 느껴질 무렵

악천후 속에서 관광을 마무리할 수가 있었음에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나름대로 낚시를 즐기며 바다와 15년 이상을 가까이 하며 죽을 고비를 두어번 넘긴 나로서는 유람선관광

내내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친구와 부인들이 몸을 닦는 사이 늘푸른식당 사장님께 만찬준비를 부탁해 둔다

갈치회도 준비하고

갈치구이는 부인들 상에

찌개로 만찬은 무르익고 시간 가는줄 모른다

오늘 갈치회를 처음 먹은 친구도 맛있다고 한다.

2시간 넘는 긴 만찬을 마치고 사장님께 잘 먹었다는 인사말을 전하고 늘푸른식당을 나온다

산책을 즐기며 고도와 서도를 잇는 다리에서

고도항에서 서도 서북단의 야경

이네들은 아슬히 무엇을 가르키는지?---등대?  

40여분의 산책을 마무리할 즈음에

수족관에 달라붙은 전복을 보며 침을 삼키는 친구도 있다

내일을 위하여 이제 쉬어야 할 시간이다 

이곳에서도 손님은 우리 뿐이라 늘푸른식당 사장님께서 방 4개를 사용하도록 허락하신다.

내일 아침에 흔적을 남기지 마라시며

예약은 2실만 했는데---

고맙습니다.

멋진날이다.